오늘은
논산 육군 훈련소 3-4주 차에 실시하는
각각의 활동들에 대해 자세히설명하고
그 당시의 제 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전체적인 일정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격
사격훈련은 소총의 분해와 결합, 영점 조절, 사격 요령의 이론적 학습 등을 포함하며
영점사격과 표적사격이라는 2가지의 실전 사격을 하게 됩니다.
영점 사격은 총기를 내 자세 및 시선에 맞게 조정하기 위한 사격입니다.
사격을 하면서 내 사격기술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내 몸에 맞게 총기를 조작합니다.(크리크 수정)
이 영점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표적 사격 시에 좋은 점수를 얻기가 힘들겠죠?
이후에 이루어지는 표적사격이 진짜 사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방의 이곳저곳에서 올라오는 타격을 맞히는 개수가 점수로 측정되는 사격입니다.
이 개수는 정예훈련병을 선발하는 데에 반영되기 때문에 욕심이 있다면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 합니다.
제가 지난 글에서 사격을 잘 못하면 귀찮아 진다고 했습니다.
왜냐면... 사격을 여러 번 하러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리인가 싶으실 텐데,
논산에서 이루어지는 훈련들은 훈련자체가 힘들다기보다
훈련장을 가고 오는 길이 힘들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훈련장 자체가 훈련소와 별도로 30분 이상 도보로 이동해야하는 곳에 있고
장구류 착용, 총기 소지, 군장을 메고 이동하는 것은 꽤나 지치는 일입니다.
3주 차에는 화요일에 영점사격, 목요일에 표적사격을 실시하는데
화요일에 영점사격을 잘 못한 사람은 수요일에 한 번 더
목요일 표적사격이 잘 안 된 사람은 금요일에 한 번 더 사격장에 가게 됩니다.
그동안 사격을 한 번에 통과한 사람들은 생활관에서 총기 정비 정도만 하고 휴식하기 때문에 사격은 잘하는 것이 본인에게 확실히 유리합니다.
물론 안전을 위해서 더더욱 지시에 잘 따라야 한다는 점은 당연한 포인트!
*사격 시에 탄피 잘 보기!
아직 군대에 가지 않았더라도
탄피를 잃어버리면 큰일 난다는 말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희 때는 실제로 한 번 탄피 찾기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참 그 긴장감과 막막함은 경험해보셔야 알 겁니다.
사격 훈련 다녀와서의 일기 중 일부
이 날 탄피찾기함.
다른 소대원이 잃어버렸는데,
밥 일찍 먹고 군장 놓아둔 곳에 와서 물 마시다가
눈에 띄어서 차출됨.
분대장님과 부사수가 얘기한 위치를 중심으로
수색해보고, 풀 다 뽑고 또 찾아보고
중대장도 와서 수색지시하고 했는데
결국 나중에 추가 투입된 인원들이
사로 바로 근처 풀숲(증언과 다른 곳)에서 찾았다.
우리가 찾던 곳이 '확실'하다고 했는데 분명..
힝이다.
화생방
공포의 화생방입니다.
요즈음에는 정말 간소화되어서
훈련소에서 진행하는 화생방은
여러분을 그렇게까지 눈물 콧물 빼게 안 할 겁니다.
가스실에서 방독면을 벗었다 다시 착용하는 과정이 사라졌기 때문에
방독면을 제대로 착용만 하신다면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금방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방독면이 얼굴에 밀착하게
조임끈들을 바짝 당기시기 바랍니다.
(신속하게!)
다만 옷과 머리, 장구류 등에
가스탄 알갱이들이 다 묻어있기 때문에
이 날은 하루종일
방심해서 얼굴을 만지면 따가워지기도 합니다.
사실 화생방 관련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거리가 가장 먼 훈련장에 오고 가는 것 같습니다.
안전하고 편안한 화생방 되시기 바랍니다.
각개전투와 숙영
분대별 이동 방법, 수신호,
개인 이동방법 (포복, 은폐 엄폐 이동 등)을 배웁니다.
물론 훈련장에 가기 전
CBT(생활관에서 이루어지는 방송교육)을 통해
내용은 몇 번 보고 갑니다.
숙영은 텐트 치고 노지에서 자는 것을 말합니다.
겨울에 가시는 분들은 핫팩 많이 챙겨가세요!
1. 보호대 팁
개인의 무릎-팔꿈치 보호대는 이때 쓰려고 가져가는 겁니다!
있는 사람들은 꼭 챙겨 가세요.
자세한 이유는 아래 포스팅에서 다뤄두었습니다.
2. 라이트펜
조명용으로 라이트펜 챙겨가세요!
벌레도 유인할 수 있고,
야간에 화장실 다녀오거나
불침번 교대할 때 유용합니다.
3. 욕실용 슬리퍼
욕실슬리퍼 꼭 챙겨가기(신기)!
어차피 완전 군장 품목에 있어서
다들 가져가긴 할 텐데
막상 씻으러 갈 때 귀찮아서 안 챙기게 되더라고요.
그렇지만 꼭 챙겨서 가세요!
신발장이 따로 없어서
씻은 후 깨끗한 발을
흙과 물 가득한 바닥에
딛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각개전투 및 행군이 끝난 후 수요일 아침의 일기
월, 화에 각개-숙영-각개 후 행군이라는 일정을 꽉꽉 채워 휘몰아치고 오늘 4:00AM에 취침했다.
각개전투는 금-월-화 3일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지난 4주간 배운 내용들(개인화기, 구급-운송법, 화생방 등)에 전술적인 내용을 추가하여 종합 실습 및 평가를 하는 것이다.
금요일과 월요일에는 이동술(수신호, 경계, 포복 등), 각종 돌발 상황 시 대처법 등에 대해 배운다.
우리가 별로 안 좋아하는 소대장이 있는데, 완수신호를 예시로 보여줄 때는 되게 멋졌다.
항상 그렇지만 각개 갈 때(숙영 후!) 하늘과 풍경이 정말 예뻤다. 숙영지에서 5시에 기상해서 6시에 이동을 시작했는데, 동이 터오는 맑은 논산은 진짜 예쁘다. >>아주 더운 아침이 되어 이 날 오전에 여럿 쓰러졌다.
나중에 사진을 찍거나 작곡을 위해 비슷한 시간과 장소를 이용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새벽 출동 때 괜찮은 작곡(탑 라인만)을 하기도 했는데 기억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다.
다시 월요일의 맨 처음으로 돌아가, 나는 요새 족저근막염이 올라와서 아침에 의무과를 다녀왔다. 물론 뭔가 찍어보거나 검사하는 건 없고 처방약이 나온다.(진통제와 근육이완제) 그래도 '처방약'이기 때문인지 효과가 바로 온다.
월, 화에 약 먹고는 행군 마칠 때까지 아주 강한 찌릿함(통증)은 없었다. 계속 은은하게 올라오려고 해서 겁은 먹었는데 다행히 모두 잘 마쳤다.
각개 2일 차인 월요일에는 훈련장에 가면 숙영을 위한 텐트를 설치한다.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는 텐트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이 날 점심은 반합에 배식을 받아 정상 취식을 했다. 지난 금요일에 구르는 활동(포복)을 했고, 월요일에 지형지물, 장애물 훈련과 돌발 상황 대처, 조명지뢰 시범실습이 있었다. 그러나..! 날이 너무 더워 이동 간 쓰러지는 사람이 있고 해서 지형지물훈련은 취소되고 강의장과 그 앞 공터에서 약식으로 진행되었다.
지형지물 훈련이 재밌다고 얘기도 많이 듣고 나도 재밌을 것 같긴 했지만, 힘든 것을 안 하게 되어 그것도 그대로 좋았다. 다만 좁고 더운 공간에 쪼그려 앉아 '또' 무한 대기를 했다. 군대는 '군인들은 대기하라'의 준말인가 보다. 대기, 걷기, 대기 이런 느낌으로... 1~2시간 대기하고 5분이나 30분짜리 무엇인가를 하는 곳. 샤워나 식사마저 그렇다.
(조명지뢰와 관련한 내용 생략)
숙영은 정말 최악이었다. 일단 씻는 거! 슬리퍼를 가방에는 넣어갔는데, 샤워장 이동할 때는-어차피 군화를 신고 벗고 신고해야 하기에 안 가져갔다가 몹시 후회했다.
텐트는 2인 1텐트였는데 개선된 텐트라 설치가 어렵지는 않았고 좁았다. 잘 때 습하고 더워서 잘 못 잤다.
각개 평가장으로 이동하면서 본 풍경은 진짜 예뻤다. 동이 트고 밑에 논은 만화영화처럼 바람에 일렁였다. 논에 치는 파도는 참 예쁘다.
그러나 10시쯤 더워서 쓰러지는 사람이 또 많이 생겼다. 후.. 쿨패치 꼭 챙겨가십쇼.
하튼 정신없이 시간은 훅 지나가 흙범벅이 되어 마치고 또 무한 대기하다가 복귀했다.
씻고 밥 먹고, 다행히 좀 축소된 완전 군장을 준비하여 저녁 8시부터 밤 1시까지 20Km 행군을 다녀왔다.
그냥 좀 자면 좋겠는데 전식을 준비해줘서 몇 입 먹고 버렸다.. 음식 잘 안 버리는데 오늘만큼은...
먹고 4시 취침이었는데 7시에 일어나서 불침번을 1시간 20분 서고 다시 잤다. 커피 먹고 다시 잤더니 11시 전에 깨서 12시까지는 이렇게 글을 쓰고 한다.
행군
1. 모든 부분의 결속은 최대한 단단히!
2. 말라서 방독면 주머니 끈을 최대로 줄여도 남는 경우,
차라리 길이를 조금 늘려서 아래와 같이 하면 된다.
시작 고리에서 나온 끈을
끝고리 안으로 통과시켜서
다시 시작 고리에 걸기
3. 쿨패치가 있다면 이마에 붙이기!
등은 잘 떨어지기도 하고,
통풍이 안 되면
쿨패치가 별로 시원하지 않아요.
4. 손수건을 머리에 둘러서 땀 얼굴로 안 흐르게 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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